왓챠의 신입 PM으로 채용됐다. 뭐부터 해야 할까?
왓챠가 속한 시장을 분석해봐야 한다.
1.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OTT, Over The Top) 시장 규모는?
국내 OTT 시장 규모 (2020년 추정치): 7801억원
비슷한 규모의 국내 다른 시장은 공연시장, 독서실 시장(둘 모두 8000억원대)이 있으며, 2021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콘텐츠 제작을 위해 투자한 금액이 7700억원이다(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 규모만큼 투자를 한 셈이다.). 더불어 국내 영화 시장 규모는 2조원 가까이를 기록하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2020년에는 910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OTT 시장 규모 (2021년 추정치): 367억달러 = 약 40조원
비슷한 규모의 다른 글로벌 시장은 의료 AI 시장, ESG 투자시장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온라인 식품시장 규모가 40조원대이다. 글로벌 단위 다른 콘텐츠 시장으로는 글로벌 영화시장이 약 274조, 글로벌 게임시장이 약 200조, 글로벌 음악시장이 약 24조원을 기록했다.
2. 왓챠와 연결될 수 있는 잠재적인 시장을 찾아보고, 그 규모 알아보기
(1) 영화제 시장: 254억
왓챠는 실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영화제 등과 온라인 상영관으로 제휴한 이력이 있다. 국내 영화제 시장 규모를 측정한 공식 보고서는 따로 없었고, 국내 주요 영화제의 매출액 규모를 조사해 총합계를 내 볼 수 있겠다.
i. 부산국제영화제: 121억
ii. 전주국제영화제: 56억
iii.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56억
iv.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1억
총합 = 254억
254억이면 국내 OTT 시장 규모 7800억원의 3%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이긴 하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영화제를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이니, 이를 이용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나 역시 지금 열리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을 웨이브를 통해 개별 유료 결제하여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제 특성상 현장감이 큰 매력이자 목적이기 때문에, OTT 플랫폼을 통해 풀어내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2) 영화 홍보/마케팅 시장: 10~20억
국내 영화 홍보마케팅 시장 규모 역시 따로 측정된 통계치가 없어, 영화 제작비 중 마케팅비 비중을 정리한 데이터를 통해 계산해 보았다.
2011년 자료 토대 영화 홍보마케팅 비용 추정치: 22.7억의 31.7% = 약 7억
(영화 홍보마케팅 비용)
= (총제작비 평균) - (순제작비 평균) 이라 가정하면
2018년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영화 홍보마케팅 비용: 100억원 - 80억원 = 20억원
2011년이 이미 10년 전임을 감안하고, 2018년 추정치의 계산법이 가정에 근거했음을 토대로 볼때 영화 마케팅 시장 규모는 10억 이상 20억원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왓챠와 제휴해 영화를 홍보/마케팅하는 사례들을 실제로 자주 봤었고, 그래서 왓챠가 어필하기에 꽤 괜찮은 시장처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실제 수치를 보니 조금은 충격적이다. 물론 시장 규모 자체가 ROI(Return on Investment)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 자체가 Revenue를 제한하는 경향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역시 OTT 서비스가 살아남을 길은 오리지널 콘텐츠뿐일까?
(3) 콘텐츠 시장: 35조원~125조원
(왓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왓챠가 콘텐츠 제작 시장에 발을 들인다면, 시장 규모는 위 두 케이스와는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2019년 기준 국내 콘텐츠 시장 규모는 125조이다. 이 중 왓챠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면 관계있을 콘텐츠 시장 세부 분야는 애니메이션, 만화(웹툰), 영화, 방송, 음악이 있다. (지난 포스팅 참고) 2019년 기준 해당 분야의 시장 규모 추정치를 모두 더해 보면 0.7조원+1.2조원+5.8조원+20.2조원+7조원=약 35조원이다.
왓챠의 채용 사이트를 수시로 보곤 했던 나는 왓챠가 작년에 콘텐츠 제작 PD들을 새로 채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지상파 드라마와 웹드라마 중간의 어디쯤을 지향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라 한다. 또한 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한 추천 기능이 탑재된 왓챠는 그 자체가 콘텐츠 마케팅 프로덕트이기에 오리지널 콘텐츠 출시에도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가 공개된다고 하는데, 앞으로 왓챠의 귀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오리지널 드라마 출시… 콘텐츠-마케팅 두 토끼 잡을것”
“그래서… 넷플릭스 같은 건가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왓챠플레이’를 제공하는 왓챠의 박태훈 대표(35)가 비즈니스 미팅 자리에서 회사의…
www.donga.com
3. 시장 잠재고객군의 특징과 그 근거 정리해보기
*OTT사 고객 내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적 추론에만 의존한 추정입니다.
잠재고객군 선정에 앞서 왓챠 유저의 특성을 타 OTT 유저와의 비교를 통해 추론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넷플릭스의 경우 글로벌 OTT의 선두로서 막대한 투자를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어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외 웨이브, 티빙 등은 통신사나 지상파 방송사와의 제휴를 통해 유저가 유입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왓챠는 왓챠의 전신인 왓챠피디아를 통해 영화 평을 기록하고 소통하기를 즐기는 영화 마니아이자 새로운 서비스를 써보고자 하는 얼리어답터들이 모이던 서비스이며, 넷플릭스에는 없는 HBO original, 해리포터 시리즈 등 때문에 새로 유입되었을 유저들도 많을 것이다. 상술한 여러가지 이유로 왓챠 유저는 타 OTT에 비해 연령대가 낮으며, 마니아적 성향이 강할 것으로 추정된다.
(1) 라프텔 유저
↓
왓챠가 라프텔의 1인 Only 9,900원 구독모델에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주요 OTT들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진 않은 것 같으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겐 유명한 '라프텔'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작품별로 개별 구매도 가능하지만, 매번 구매를 해야 하는 개별 구매보다 편리한 구독모델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타 OTT에 비해 월 구독료가 비싼데, 2~4인이 함께 구독해 구독료를 낮출 수 있는 다른 모든 OTT와 달리 1인 단독 구독(9,900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OTT 서비스들이 더 많은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1계정 n유저 형태의 모델은 유저 입장에서도 구독료를 낮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BM인데 라프텔에서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이유가 예상은 가능하지만 타개할 방법도 있지 않을까? 굳이 다른 OTT들과 다른 구독모델을 유지하면서 파티 구독에 익숙할 유저들에게 저항감을 주는 것이 좋지는 않을 것 같다. 파티를 모집하기 위한 서비스(피클플러스)도 생겨난 마당에, 라프텔의 이 부분을 왓챠가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애니메이션 전문 OTT라는 점에서 라프텔에서만 들여오는 콘텐츠들이 많을 수 있지만, 콘텐츠 큐레이팅에 능한 왓챠에게 큰 문제로 작용할 것 같진 않다.
(2) 키노라이츠/JustWatch
(검색을 통해 해당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플랫폼을 알려주는 서비스) 유저:
이 영화 어디서 볼 수 있지? 알고 싶은 유저
↓
왓챠와 왓챠피디아에서
시리즈물/유사한 콘텐츠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를 추천하며
볼 수 있는 플랫폼도 함께 보여주면 어떨까?
요즘 친구들과 영화 얘기를 하다 영화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항상 "이 영화는 넷플릭스/왓챠/웨이브 에서 볼 수 있어!" 라고 덧붙여 주는 편이다. "이 영화 추천~"이라고 해봤자, 결국 "넷플에 있나?", "왓챠에 있나?" 하는 질문이 바로 나오고, 보통은 넷플릭스에 없다고만 해도 "아~ 아쉽다" 하면서 더이상 찾아보지도 않는다. 이런 친구들을 위해 나는 영화를 추천할 때 넷플릭스와 왓챠를 열어서 검색해 보곤 했다. 귀찮았다. 하지만 얼마 안가 이 과정을 따로 빼와 서비스로 만든 사이트들이 생겼다. '키노라이츠'와 'JustWatch'는 온라인으로 접근 가능한 모든 콘텐츠 스트리밍/다운로드/구매 플랫폼 정보를 정리해 검색을 통해 해당 콘텐츠를 어떤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물론 어차피 검색을 한번 해야 하는 과정이 있어서, 원래 유저들이 했을 행동인 'OTT 접속→콘텐츠 있나 검색' 의 단계를 줄여줬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이 서비스들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내가 구독하고 있는 OTT 서비스에서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없을 때다. 다른 곳 어디서 볼 수 있는지를 콘텐츠를 기준으로 한눈에 보여주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검색할 필요 없이 키노라이츠나 JustWatch 한곳에서 한번만 검색해보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주인공 왓챠 역시 위 두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을 왓챠피디아에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왓챠와 넷플릭스 두 서비스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하며, 왓챠에서는 당연하게도 제공하지 않는다. 굳이 경쟁사를 앱 내에서 홍보해 줄 이유가 있겠냐는 생각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정말 당연한걸까? 이전 포스팅에서도 살펴봤지만, 왓챠의 Core Value에는 '의심'이 있다. SF를 좋아하는 나는 <에이리언> 시리즈를 가장 좋아한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본편들과 프리퀄, 프리퀄의 시퀄까지 합치면 총 6개인데, 웨이브를 제외한 어떤 곳에서도 이 여섯편을 연달아 볼 수 없다(에이리언 시리즈 팬이라고 자부하는 나조차도 이 과제를 하면서 처음 알았다. 원래는 아무 곳에서도 모든 시리즈를 볼 수 없는 줄 알았다.). 넷플릭스에서는 프리퀄 <프로메테우스>만을 제공하고, 왓챠에서는 에이리언 2, 3만을 제공한다. 시리즈의 팬으로서 아쉽기 그지없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는 어떤 OTT에서도 그 중 한편만 가져오지 않는다. 물론 에이리언 시리즈는 거의 모든 편이 감독이 모두 다르며, 따라서 내용의 연결이 매우 촘촘하지도 않은 편이다. 각각 제작된 연도도 시간차가 크다. 하지만 콘텐츠에 정말 진심이라면, 다른 시리즈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추천해주고, 이거 보고 이 다음편은 다시 우리 서비스로 보러 와~! 라고 해주는 서비스도 가능하지 않을까?
+
키노라이츠와 JustWatch보다 많은 이용자 수를 가진 왓챠는 위 기능을 신규 유저 유입에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예시로 든 친구에게 영화를 추천하는 실제 상황을 프로덕트에 녹여내서, 영화를 추천하면서 어디서 볼 수 있는지도 덧붙이는 카카오톡 API 연동 메시지 기능은 어떨까?
4. 분야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채널 꼽아보기
(1) 타 OTT: 넷플릭스/웨이브/티빙
(2) 영화 정보 플랫폼/커뮤니티:
네이버 영화, 다음 영화, 영화 커뮤니티,
IMdb, RottenTomatoes 등
(3) 유튜브 채널:
신생/급부상 콘텐츠 채널, 콘텐츠 요약/리뷰 채널
(4) 왓챠 SNS 팔로워들의 팔로잉 목록
과제 후기
오늘 이 과제를 하는 데에 하루를 다 썼다. 쓰면서는 주제와 다른 부분도 굉장히 많이 떠올라 왓챠 분석 후속 3, 4, 5, 6편도 내용별로 나누어 저장해 뒀다. 주도적으로 과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는 첫 경험이었는데, 매우 challenging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정말 이 시장의 insider가 된 느낌이랄까. 더불어 막연히 추정하던 내용과 실제 찾아본 데이터가 매우 다른 경우도 있었고, 짐작하고 있었더라도 구체적인 수치를 직접 확인하는 경험은 예상과 또 달랐다. PM으로서 갖추어야할 덕목 중 하나인 '전략적 사고'를 위해서는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 사고하는 습관이 필수적이다. 직감이 강하고, 그 직감이 꽤나 자주 맞아떨어졌던 나는 오늘 과제를 통해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PM에 맞는 사고방식에 조금이나마 다가갔으리라 생각한다.
+@
또한 '왓챠'라는 기업에 대해 알아보면서, 기업 내부 인사의 인터뷰 자료를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을 읽고 기업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다. 나는 PMB과정에 지원할때부터 왓챠 취업을 목표로 한다고 썼을 만큼 왓챠에 관심이 많고, 왓챠 서비스 초기부터 사용해 온 오랜 유저이지만, 그동안 알아온 것보다 오늘 과제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된 면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왓챠의 비전, 데이터와 기술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가진 콘텐츠를 소개하고 연결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 목표가 자못 진심으로 느껴졌다. 이와 관련해 왓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오늘 과제를 하면서 저장해둔 왓챠 분석 3, 4, 5, 6편을 통해 앞으로 더 해소해 보겠다.
'PMB 6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드스테이츠 PMB6기] 3-2 나만의 OKR과 맘에 드는 기업에 가장 필요한 KPI와 OKR 선정해보기 (0) | 2021.05.19 |
---|---|
[코드스테이츠 PMB 6기] 3-1 크리어스는 Product-Market Fit을 찾았을까? (0) | 2021.05.12 |
[코드스테이츠 PMB 6기] 2-2 당근마켓의 고객 페르소나와 CVC 생각해보기 (0) | 2021.05.09 |
[코드스테이츠 PMB 6기] 2-1 집 꾸미기 필수앱, '오늘의 집'의 고객 페르소나 살펴보기 (0) | 2021.05.05 |
[코드스테이츠 PMB 6기] 1-2-1 우리 프로덕트 잘 되게 하려면? 프로덕트 전략 1편: '왓챠'의 Why, How, What 분석 (0) | 2021.05.03 |